집중력이 뛰어난 우리 아이

작성자 : 맘스코리아 (atatop@naver.com)

 

 

이제 막 7세 생일이 지난 주니를 보는 엄마는 흐뭇해서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아직 한글을 능숙하게 읽지는 못하지만 주니는 자연관찰 책이라면 사족을 못쓴다. 50여 권의 책을 달달 외울 정도로 읽고 또 읽어 달랜다. 아마도 최재천 교수를 능가할 생물학자가 될지도 모르겠다. 아니, 자연과학을 넘어 의학을 연구하여 인간 생명을 연장시키는 데 한 몫을 할지도 모르겠다는 엄마의 생각은 욕심일까?

 

   그렇게 자랑스런 아들이 유치원 수업시간에 집중을 잘 못하고 선생님 말씀을 제대로 듣고 있지 못하다니, 정말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또래들과 대화할 때도 수시로 끼어들고 뜬금없는 주제로 넘어가 혼자만 신나서 얘기할 때가 많다니 도저히 납득이 안 되는 소리였다. 집중력에 문제가 있는 듯 하니 심리평가를 한번 받아보는 건 어떠냐는 선생님의 권고에 엄마는 불쾌한 마음을 누를 길이 없었다.

 

   주니는 심리평가 결과 지적인 능력은 평균 상 수준이었고, 정서적인 부분은 불안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평가되었다. 집중력 검사 결과는 엄마를 실망시키기에 충분했다. 산만하고 충동적인 행동이 관찰되었고, 자신이 관심 없는 부분은 아예 무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결과를 브리핑할 때 엄마는 결국 눈물을 흘렸다. “아이를 제가 잘 못 알고 있었군요.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게 저를 닮았나 봐요.”

 

  스마트폰에 집착하는 행동뿐 아니라 한 가지에 지나치게 몰두하는 모습을 보이는 아이들이 있다. 부모의 눈에는 집중력이 대단한 것으로 보이는 이런 행동은 향후 발달 과정에서 주의와 관찰을 요하는 부분이다. 교정하려고 해도 잘 되지 않는 이런 행동적 특성을 나타내는 아이는 발달 과정에서 집중력이 부족하거나 과잉행동을 보이는 ADHD로 판명될 수 있고 때로는 강박적 성향을 보일 수도 있다.

 

   ADHD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과잉행동을 보이는 경우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아동은 눈에 쉽게 띄기 때문에 오히려 일찍 발견할 수 있지만 주의력이 부족하고 산만한 아동은 조용한 아이일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는 지나칠 정도로 집중하기 때문에 나머지를 대부분 놓치게 된다.

 

   인간의 집중력은 무한한 것이 아니다.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용량이 지극히 한정적이다. 이렇게 한정적인 에너지를 한 가지 작업에 모두 쏟아 부을 수도 있어야 하지만 때로는 여러 곳에 적절하게 안배해서 에너지를 제대로 분산할 수도 있어야 한다. 분산과 집중을 효율적으로 잘 할 수 있는 아동이 학습을 잘 하고, 또래관계도 잘 할 수 있다. 주니처럼 한 가지에 올인하는 능력만 탁월한 아이들은 주변에서 일어나는 많은 상황을 놓치기 일쑤이기 때문에 눈치 없는 아이가 되기 쉽다. 그래서 또래관계에서도 문제가 생길 소지가 많아진다. 

 

   주니의 경우, 세심한 유치원 선생님의 관찰로 일찌감치 집중력 문제를 다룰 수 있게 된 경우이다. 대부분의 부모에겐 보이지 않는 내 아이의 행동이 다른 관찰자의 눈에는 보일 수 있다. 집중력이 뛰어난 우리 아이, 혹시 지나치게 한 가지에만 몰두하는 조용한 ADHD는 아닌지 점검해보자.

 


김지애 소장
대구 마음과마음정신건강의학과 부속 WIN 학습 클리닉센터 소장이며, 실험 및 인지 심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장에서 심리 상담을 하고 있으며, 글 이해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는 인지심리학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