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is 뭔들

작성자 : 맘스코리아 (atatop@naver.com)

지민은 이틀을 병원에서 약사로 근무하고 있다. 사업가 집안의 차남인 남편은 학벌도 인물도 그저 그랬지만 물질적으로 걱정하지 않고 살 수 있다는 부모님의 설득에 지민은 도망치듯 결혼을 했다. 남편은 예쁘고 전문직에 종사하는 지민을 아내로 맞이한 것이 인생 최대의 축복이라 생각했다.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남편은 늘 행복했고 지민 역시 자신을 지켜주고 사랑해주는 남편에게 신뢰를 보내며 행복과 안정으로 다져진 신혼을 누리고 있었다.

 

꿀 떨어지는 결혼 생활이 시어머니의 잦은 전화 연락으로 지옥으로 변할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시어머니는 쌀쌀맞은 첫째에 비해 과묵하지만 어른들 말씀을 잘 따르는 둘째 며느리가 기특하고 귀여워 백화점 나들이나 마사지 샵 동행을 원했을 뿐이다. 그저 베푼다는 의미로 동행을 요구했을 뿐 며느리의 시간을 뺏거나 둘 사이에 끼어들 마음은 추호도 없었을 것이다.

 

남편은 시어머니의 관심을 부담스러워 하는 지민을 비난했고, 지민은 그런 남편이 원망스러웠다. 처음에는 그래도 하루 투닥거리다 화해하길 반복했지만 차츰 두 사람 사이엔 앙금이 쌓였고, 남편은 이런 부부 관계를 하루가 멀다 하고 시어머니께 보고하였다. 결혼은 두 사람이 만나 새로운 가정을 이루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지민은 시부모님이나 친정부모의 간섭 아닌 간섭이 부담스럽고 싫었지만 남편은 지민의 성격이 이상한 것으로 몰아갔다.

 

오늘도 지민씨네는 한바탕 난리가 났다. 형님은 아무 것도 안 해도 괜찮고 왜 자기는 시댁 일에 늘 불려 다녀야 하냐고 지민이 툴툴거렸기 때문이다. 둘이서 지낼 땐 알콩달콩 콩깍지가 아직 벗겨지지 않은 부부 사이지만 시댁 일이라면 남편은 한 치의 양보도 없다. 형님은 집에서 아이 둘 키운다는 핑계로 시댁 일을 나 몰라라 하는 편이고 아주버님도 못 이기는 척 모든 일을 지민에게 미루는 형편이다. 지민이 억울해 하면 남편은 평생을 희생으로 가족을 돌보고, 지금도 자신을 가장 사랑하는 어머니를 어떻게 그런 식으로 대할 수 있느냐고 열을 낸다.

 

결혼 생활에서 부부 간의 문제보다 시댁이나 처가라는 문제가 끼이게 되면 이건 정말 답이 없다. 부부 상담을 통해 결혼의 중심은 부부이며 양가 부모들을 두 사람이 누운 침대에서 내려오게 해야 한다는 것이 상담사의 생각이다.

 


김지애 소장
대구 마음과마음정신건강의학과 부속 WIN 학습 클리닉센터 소장이며, 실험 및 인지 심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장에서 심리 상담을 하고 있으며, 글 이해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는 인지심리학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