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셉의 작고 낡은 오버코트가?

심스 태백 글과 그림 /베틀북

작성자 : 맘스코리아 (moms@momskorea.com)

 

  한 때 미니멀리즘에 심취된 적이 있습니다. 가장 필요한 최소의 것만 갖추고 살며, 물건보다 경험에 소비를 하되, 뭔가를 사더라도 되도록 삶을 더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품목으로 구입하는 게 목표였지요. 처음엔 집안 곳곳 모셔둔 잡동사니들을 버리는 희열이 꽤 쏠쏠했습니다. 그런데 끝내 미니멀한 삶에 정착하지는 못했습니다. 거기에는 원 플러스 원에 무너지던 저의 유리멘탈과, 우리 집 꼬맹이의 타고난 물욕? 도 한 몫 했습니다.


 아이는 ‘결핍’이라는 단어를 아예 모르고 자라는 사람처럼 장난감들을 탐했어요. 비싸든 싸든 새로 산 장난감이 익숙해진다 싶으면 여지없이 새 장난감으로 열정이 움직였지요. 장난감은 ‘특별한 날, 특별한 명분’을 가지고 사 준다는 제 원칙과, 그것도 다 한때이니 요청할 때 사주라는 아이 아빠의 관대함이 매 번 충돌했습니다. 남편의 논리인 즉슨, 어릴 때 자신의 아버지가 장난감을 사 줄때의 기쁨이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행복의 원천으로 남아 있다나요. 그때의 상황을 떠올리면 저절로 웃음이 난다면서요. 게다가 장난감에 빠지는 것도 어느 한 시절이니, 과하지 않은 선에서 웬만하면 장난감은 사주자는 입장이었지요. 결국 어느 정도 명분과 원칙을 대입해서 사 주기로 합의는 봤습니다만, 아직도 남편은 관대한 편입니다.


 아이의 장난감 방에는 물건들이 쌓이기 시작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 쓰지 않은 장난감들을 모두 모아서 아이와 함께 벼룩시장에 좌판을 깔았습니다. 최초의 경제활동이었지요.
 직접 가격을 책정하고, 물건을 팔아보라고 시켰더니 꽤나 진중하게 장사에 임하는 아이였어요. 기껏해야 천원, 이천 원에 팔았지만 하루 종일 물건을 팔아보며 스스로 느끼는 바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장난감 탐욕이 일시적으로 주춤했으니까요)

 


 아이에게 경제 교육의 일환으로 선택했던 책이 칼데콧 상 수상작인 <요셉의 작고 낡은 오버코트가?>입니다. 거두절미하고 정말 좋은 그림책 이예요.
 요셉에겐 오래 입어 누더기가 된 오버코트가 한 벌 있습니다. 코트가 재킷으로, 조끼로, 목도리로, 넥타이로, 손수건으로, 그러다가 결국에는 한 알의 작은 단추로 재사용 되는 과정을 경쾌하게 담았습니다. 본문에는 코트가 변하는 모양대로 구멍이 나 있어요. 한 장 한 장 넘길때마다 아이와 함께 맞춰보는 과정이 재미있습니다. ‘쿵 또르딱’ 춤을 추는 소리나 ‘떽떼구루루’ 단추가 구르는 소리도 눈길을 끄는 표현이고요. 요셉의 마지막 단추까지 없어지자, 요셉은 이 경험들을 그림책으로 쓰게 되죠.
 물건이 닳을 때까지 쓰는 일이 잘 없는 풍족한 시대의 결핍 없는 요즘 아이들에게 소중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익살스러운 그림또한 지혜로운 요셉을 더욱 친근하게 느껴지게 하네요. 아닌 게 아니라 지은이 심스태백은 뉴욕타임스 최고의 일러스트레이터로 두 번 이나 선정된 실력자라는 사실.
  


남온유 동화작가. 방송작가

대학에서 국문학을 공부했고, 오랫동안 TV와 라디오에서 글을 썼습니다. 26회 한국PD대상 라디오작가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그동안 다수의 방송 칼럼을 썼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어린이 책을 공부하고, 쓰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어떻게 하면 우리 어린이들이 날마다 신나고, 더 많이 감탄하며,생각하는 힘이 세지는 이야기를 쓸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답니다.그동안 쓴 책으로는 그림책 <내가 해 줄까?>, <코오코오>, <급해 급해 멧돼지>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