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불청객, ‘쯔쯔가무시’

작성자 : 한국애드 김현석 에디터 (hkad1770@chol.com)

숨 막히던 더위는 어느새 사라지고, 푸른 하늘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기분 좋은 가을바람은 사람들을 밖으로 나오라 손짓한다. 때마침 찾아오는 추석은 벌초와 성묘 등으로 사람들의 등을 더욱 떠민다. 하루 종일 들판에 누워 하늘만 보고 있어도 행복할 것만 같다. 모든 것이 평화로워 보이는 가을이지만, 가을이기에 각별히 주의해야 할 질병이 있다. 바로 ‘쯔쯔가무시’ 다.

 

 

‘쯔쯔가무시’ 병이란?

 

쯔쯔가무시라는 단어는 털진드기를 뜻하는 일본어가 기원이다. 말 그대로 털진드기가 매개체인 감염성 질환이다. 그렇기 때문에 털진드기병(Scrub typhus)이라고도 부른다. 털진드기의 유충이 사람을 물 때 전염되는 ‘오리엔티아 쯔쯔가무시균(Orientia tsutsugamushi)에 의해 발생한다.

털진드기는 주로 야생쥐에 기생한다. 따라서 야생쥐들의 서식지인 들판에서 감염되기 쉽다. 특히 9월부터 11월까지는 털진드기 유충이 왕성히 활동하는 시기이다. 공교롭게도 이때 수확이나 벌초, 성묘, 가을 소풍 등 야외활동이 잦아진다. 전체 환자의 90% 이상이 가을에 발생하는 이유다.

쯔쯔가무시병도 기타 다른 질병들과 마찬가지로 초기에 치료하면 쉽게 호전된다. 하지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약 2주 동안 발열이 지속되며, 뇌수막염, 폐렴, 심근염 등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사망률은 지역이나 나이, 면역 상태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방치하면 위험한 병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게 무슨 상처야?’

연고 바르지말고 병원으로 가자!

털진드기 유충에 물리게 되면 1주에서 3주 정도 잠복기를 거친 후 오한, 발열 두통, 기침, 구토, 복통, 전신에 발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초기 증상이 독감과 유사하다.

독감과 구분해 쯔쯔가무시를 확진할 수 있는 척도는 바로 상처다. 유충이 피부를 물어서 전염되기 때문에 상처가 남는다. 진드기 유충이 피부에 붙어 흡혈을 하게 되면 커다란 흉터처럼 가피(딱지)가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까만 가피 주위로 붉은 홍반이 둘러싸고 있는데 헐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흉터는 별다른 통증을 동반하지 않기 때문에 본인도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겨드랑이나, 사타구니 안쪽, 두피, 항문 등 안 보이는 부위에 물렸을 경우에는 발견하기도 쉽지 않다.

따라서 뚜렷하게 보이는 상처가 없다고 안심하지 말고, 야외 활동 이후 독감 증세가 나타난다면 바로 병원으로 가보자. 쯔쯔가무시가 아닌 단순한 독감이라도 치료는 받아야 하니 말이다.

 

 

가을철 야외 활동 시

긴 옷은 선택이 아닌 필수

쯔쯔가무시는 안타깝게도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상태다. 그렇다고 두 눈뜨고 코 베일 수는 없는 법,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도 충분히 쯔쯔가무시를 예방할 수 있다.

시원한 가을바람, 가을볕을 피부로 직접 느끼고 싶겠지만, 건강은 피부에 양보하는 것이 아니다. 쯔쯔가무시를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야외 활동 시 긴 옷을 입는 것이다. 피부 노출을 최소화 하여 털진드기 유충이 피부를 공격할 틈조차 주지 않으면 된다. 여기에 야외 활동 전 유충의 접근을 차단할 수 있는 기피제를 뿌려준다면 무쇠 갑옷이 부럽지 않을 것이다.

폭신한 풀밭이 침대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야외에서 눕는 행위도 지양해야 한다. 머리와 얼굴로 감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꼭 누워야 하거나, 앉을 때는 돗자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야외 활동 이후, 혹시나 내 몸에서 무전취식을 하고 있을지도 모를 털진드기 유충을 제거하기 위해 샤워를 해주도록 하자. 이와 더불어 입었던 옷도 바로 세탁해주자.

긴 옷 입기, 풀밭에 눕지 않기, 깨끗이 씻기는 쯔쯔가무시와 더불어 가을 3대 질환이라 불리는 유행성 출혈열, 렙토스피라증을 예방하는 방법이기도 하니 실천하면 일석삼조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