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탄] 초등 아이 넷 데리고 홀로 여행하기(여행 첫날)

초등맘카페 6학년 아들진맘

작성자 : 맘스코리아 (atato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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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탄] 초등 아이 넷 데리고 홀로 여행하기(여행 첫날)

 

여행 전날 아이의 부푼 마음을 겨우겨우 가라앉히고 새벽녘에 일어나서 마지막 짐들을 꾸리기 시작했어요. 앞전에 엄마들에게 보낸 준비물 리스트를 다시 한 번 점검하고, 옷/속옷 3~4벌(무릎 덮는 바지 필수), 신발(크록스 같은 샌들), 모자, 선글라스, 선크림, 로션, 치약, 칫솔, 비상 약(개인 기타 약), 모기퇴치링(팔목, 발목), 물총(큰 것), 튜브, 아쿠아 슈즈, 물안경, 수모, 핸드폰, 충전기, 미니 가방(크로스로 매는 가방), 보냉병, 숙제 관련-일기장, 독서록, 기타 개인 숙제 등등을 챙겼어요.

여기에 저희는 4일 동안 먹을 고기, 라면, 빵, 과자, 기타 등등을 천으로 된 보냉 가방에 넣고 또 넣고~ 큰 캐리어 가방에 다른 먹거리들 넣고 또 넣었죠. 그러나 점점 불안감 아니 무게감이 엄습해 오더군요. 먹거리에 대한 강한 애착이 있는 저는 쮸쮸바까지 4개 챙겨 보냉 가방의 깨알 공간에 넣었다지요? 이리하여 큰 캐리어, 아이의 작은 캐리어, 아이 배낭, 물총과 폭죽 담은 비닐봉지(둘 다 너무 커서 캐리어에 들어가지 않았다는), 폭죽은 종종 가는 문구 총판 가서 정말 저렴하게 사 왔어요. 해마다 사 오죠. 작아 보이지만 상당한 무게가 나가는 작은 캐리어급 보냉 가방, 제가 매는 보조가방까지 모두 챙긴 저를 본 아이 아빠는 “역시 짐이 많구나, 언제나!!!”라는 안타까운 표정이더군요. 아이는 설렌 나머지 새벽부터 일어나서 팬티 바람으로 즐거움을 온몸으로 표현하고… 시간이 임박해서 아이 아빠가 운전하고 아이 엄마들과 만나기로 한 역까지 짐꾼으로 출발~!!

설레는 아이들과 엄마들을 만나서 “4일 후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요~”라며 인사하고 교통카드를 준비해 주십사 했지만 준비 못 한 아이는 일회용을 끊어 들여보내고 바이 바이~ 이제부터 너희들은 4일간 강제 촬영이 시작되었다. 짐이 정말 많더라고요.

▲역내에서 서울역행 대기 중에 ~~ ~~찰칵~

 

출발하면서 아니 전날 밤 아이들이 큰 사고 없이 잃어버리는 물건 없이 잘 다녀왔으면 하고 바랐지요. 서울역으로 가는 내내 저의 용감함에 서서히 시작이구나라는 현실이 점점 느껴지더군요. 40여 분이 지나서 드디어 서울역 도착.

으잉? 그런데 작년에 이동했던 경의선> 서울역 경로가 바뀌었더라고요. 순간 당황한 저는 열차가 달리는 방향으로, 머리 쪽에 내려서 바로 익숙했던 서울역 KTX 탑승구를 미리 동선을 그렸는데 시간이 임박해서인지 당황함이 더더욱 아이들에게 고고고!!!를 외치며 서울역광장으로 나가서는 캐리어를 밀듯 던지듯 전력질주. 역시나 그 더위에 노숙자분들은 있더군요. 아이들은 흔치 않은 모습이라 눈은 그쪽에 귀는 제 잔소리에 발은 본능적으로 움직였습니다.

남는 건 사진뿐!!! 땀은 비 오듯 흐르고 KTX 시간은 임박해오고 있지만 아이들 여행 후 포토북 만들어줄 것을 혼자 계획하고 있던 터라 열심히 사진을 찍었답니다. 언제 서울역에 같이 와보겠어!!!

▲여행을 기념하며 서울역 앞에서 '찰~칵'

 

이번에 안 사실이지만 KTX를 여러 번 타본 저희 아이와 달리 두 아이는 처음 타본다더군요. 다 내 아이처럼 경험 해봤겠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더라고요. 정말이지 땀은 비 오듯 흘렀고(111년 만의 더위 둘째 날이었지요?)

짐은 너무 무거웠으며 아이들 대기 중에 점심으로 먹을 햄버거 구입으로 이리 뛰고 저리 뛴 저는 벌써부터 혼미한 상태가 됐어요. 이 와중에 전 계속 아이들의 추억을 담을 사진을 찰칵 찍었어요. 아마 아이들이 이때부터 제가 범상치 않은 분이라고 생각했을 듯 싶어요.

▲바쁜 와중에도 기차를 타기 전 기념 촬영은 빼 먹을 수 없죠~

 

게다가 끄트머리 객실인데 미리 타서 열차 안에서 이동하는 게 무리였어요. 생각보다 통로가 좁더라고요. 그냥 더워도 밖에서 쭉쭉 밀면서 이동했어야 하는데 판단 미스였나 봐요. 왜 이리 군인 아저씨들이 감사하게도 많으신지 아이들 캐리어를 다 올려주시고 제 것도 올려주시고, 진짜 감사했어요.

아이들은 점점 멀어져 앞으로만 가버리거 혼신의 힘을 다해 정글과도 같은 객실을 뚫고 아이들 있는 곳에 도착! 그 많던 군인 아저씨들은 거의 입석이라 객실 내에는 한 분도 없고 이제 민간인 아저씨들께서 아이들 소소한 짐을 올려주고 계시더라고요. 아 정말 모두 감사합니다!

탑승 완료에 전. 안도의 한숨을 돌리며~

엄마들에게도 실시간 중계 톡을 날렸습니다. 엄마들의 환호란~ 괜히 뿌듯~!!

앉자마자 “이모!”(기분 좋은 아이가 부르는 호칭), “아줌마!!”(기분 안 좋은 아이가 부르는 호칭)

“배고파요!”

으잉? 계획대로라면 2시간 후 점심인데... 그러나 바로 풀어 줬지요. 역시나 아이들은 너무 잘 먹더군요. 저희 아이는 예상했지만 감자튀김만 먹더라고요. 햄버거, 피자, 콜라를 기피하는 특이한 식성이죠.

▲기차에 타자마자 배고프다며 '햄버거 세트'를 먹고 있는 아이들

 

아이들은 KTX가 왜 이리 느리냐고 하더라고요. 한때 기관사가 꿈이었던 저희 아이는 자주 타면서도 무슨 상념에 사로잡히는지 한참을 저리 본다지요.

▲한 때 기관사를 꿈꾸던 아들은 창밖 풍경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요?

 

이제 서서히 악동끼가 발동하는 아이들. 저도 햄버거 하나를 클리어 한지라 서서히 졸음이 쏟아졌어요. 하지만 제 기준에서는 결단코 아이들이 생각보다 얌전했는데 제 옆에 선글라스 여행녀 세분께서 어찌나 아이들에게 은근히 잔소리하시는지… 저도 저희 아이에게 “네가 조용히 시켜라.”를 당부하고는 깜박 잠이 들었어요.

그동안 아이들은 조용히를 지키며 신기한 화장실 체험, 자판기 애정을 보이며 아줌마, 이모 저희 언제 도착해요? 몇 시에요? 라는 말을 연발하더군요.

아이고, 한번만 물어 봐라. 3시간, 2시간, 1시간 남았다. 이제 곧 도착한다 얘들아~ 두근두근~

▲마냥 즐거운 아이들의 모습

 

[3탄]에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