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의 유래, 중의적 해석으로 풀다

작성자 : 한국애드 서순정에디터 (hkad1770@chol.com)

 

탈의 유래, 중의적 해석으로 풀다

 

우리말 ‘탈’은 그 어원이 정확하진 않지만 흔히 쓰는 ‘탈이 나다’라는 표현 탓에 어쩐지 꺼림칙한 기운이 느껴지는 단어다. 탈에 상응하는 한자 단어는 가면(假面)이 될 것인데, 이를 문자 그대로 풀어보자면 ‘가짜 얼굴’이 된다. 영어의 마스크(mask), 이탈리아어 마스케라(maschera)와 프랑스어 마스크(masque)는 모두 라틴어 이전의 토속어 ‘maskaro(검댕이로 검게 칠한 것)’에서 기원하며, 이는 라틴어의 ‘masca(마술사, 마귀)’의 어원이기도 하다. 이렇듯 탈은 동서를 막론하고 그 기원에 부정적인 의미를 가지는데, 이는 재앙이나 병을 가져오는 것보다 더 무섭고 강한 힘을 탈을 통해 표현하고자 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탈은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절대적 존재의 힘을 빌 수 있는 매개였다. 이 시기의 탈은 얼굴에 쓰는 것이라기보다는 주술적인 용도를 가지는 장식품이나 부적과 같은 것이었다.

 

 

 

민족적 미의식을 담고, 민족의 얼굴을 닮은 탈

탈에는 민족의 고유한 문화, 종교, 역사, 감성 등이 함축되어 있으며 무엇보다 민족의 얼굴을 담은 조형품으로 예술적 가치가 있다. 따라서 탈을 연구하는 것은 민족이 가진 고유의 감성과 문화를 이해하고 전승하는 과정이다. 탈은 그 자체로도 훌륭한 예술품일 뿐만 아니라 여러 상징성을 내포한 역사적 유물이라는 것이다. 탈은 표현도구인 동시에 시대적 예술품이다. 탈춤은 탈이 갖는 은폐성, 상징성, 전형성, 표현성을 이용하여 일반 서민의 건강한 삶을 거리낌 없이 표현한다. 우리나라의 탈은 인간적인 생활감정을 그대로 표현하는 해학과 담백함을 지니고 있다. 불교 국가인 부탄에서는 종교적 탈춤을 관람하는 행위 자체가 속세의 애착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라 믿기에 ‘체쭈’라 부르는 탈춤을 추기 위한 탈이 주를 이룬다. 열대지역인 인도네시아의 탈은 나무로 만든 것이 많고 매우 정교하다. 필리핀에는 ‘바코로드 마스카라 축제’라는 가면 축제가 있는데 필리핀 탈은 모두 웃는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 특징적이다. 태국에도 전통가면극 ‘콘(KHon)’이 전해져오고 있으며 태국의 탈은 풍요와 다산을 의미한다. 그 모습은 방콕의 왕궁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심지어 수완나폼 국제공항에서부터 관광객을 맞이한다. 일본에도 전통 가면극인 ‘노(能)’가 있고 여기에 나오는 탈은 일본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일본인의 정체성을 논하는 책의 표지를 단독으로 장식하기도 했다. 전통 탈의 의미와 위상이 단적으로 드러난 예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