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에서 시작된 다양한 예술들

작성자 : 한국애드 서순정에디터 (hkad1770@chol.com )

 

가면에서 시작된 검보(臉譜)와 현대의 분장, 메이크업

탈은 사람의 얼굴을 본 떠 만든 것인 만큼 표정이 가장 중요하게 드러나며, 그 안에 필연적으로 문화, 색채, 지역적 특성 등 많은 속성을 내포한다. 그런 만큼 전통 탈에 표현된 조형적 우수함과 미적 가치를 현대의 분장이나 메이크업의 관점에서 조명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시각이 될 수 있다. 중국의 3대 국수(國粹)라 불리는 전통 희곡인 경극에서 인물의 분장을 검보(臉譜)라 한다. 화려하고 풍부한 장식성 도안 예술로 인정받고 있는 검보는 중국 문화의 응집으로 심오한 의미를 가진다. 인간이 얼굴을 분장하는 전통은 역사가 유구하며, 그 기원은 탈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아직도 검보 분장 대신 탈을 쓰고 연출하는 형태가 남아있듯 초기에는 배우들이 분장 대신 탈을 쓰고 극을 진행했다. 그러던 것이 표정연기에 생동감을 살리기 위해 얼굴에 직접 분장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경극의 탈은 생활의 근거를 묘사하거나 생활을 개괄한다. 예를 들어 경극 탈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색깔인데, 이것은 사람들이 항상 묻고 말하는 안색의 표현이다.

 

 

프리미티비즘(Primitivism)의 진화

인류의 기원과 역사를 함께 하는 탈이 현대사회에서는 어떻게 그 명맥을 유지하고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가. 탈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오늘날까지도 가장 성행하고 있는 것은 베네치아 가면일 것이다. 사순절 전날까지 10여 일 동안 열리는 베네치아 카니발은 부활절을 기준으로 시작 날짜를 바꿔가며 매년 열린다. 또한 탈은 미술사적 측면에서 꾸준히 연구되어오고 있다. 마티스, 드랭, 피카소 등이 아프리카와 오세아니아의 탈과 조각을 현대미술의 안목으로 수용하고 재창조했다. 피카소가 아프리카 탈에 영향을 받아 ‘아비뇽의 처녀들’을 그렸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원시시대 탈의 단순하고 강렬한 조형표현이 입체파, 야수파, 표현주의, 초현실주의 등 여러 사조에 영향을 주었고, 이는 프리미티비즘(Primitivism, 원시주의)이라는 유파를 새로 형성하기도 했다. 또한 탈은 페르소나 아이템으로 진화하여 패션의 아이콘으로서 역할을 한다. 새로운 의상을 제안하는 기존의 형식에 더해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대중 예술로 자리를 잡은 패션쇼에서도 마스크나 베일 등 얼굴을 가리는 페르소나 아이템이 자주 등장한다. 페르소나 아이템은 전통적으로 시대의 고정관념을 파괴한 혁신적 실험성을 드러내는 대표적인 컬렉션임을 확인이라도 시키듯 파리 컬렉션에 집중적으로 등장하며 준야와타나베, 언더커버, 장폴고티에르, 알렉산더맥퀸 등의 컬렉션에서 아이콘으로 주목을 받았다. 페르소나 아이템을 사용한 실험적인 패션쇼가 종합예술로서의 영역을 확장시키는 문화예술 활동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