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바람 일으키는 흙집, 물 위의 삶을 예찬하다

작성자 : 한국애드 서순정 에디터 (hkad1770@chol.com)

흙바람 일으키는 흙집, 미래 행성과 조우하다

튀니지 마트마타

 

모로코에서 아틀라스 산맥을 넘어 알제리, 튀니지로 달리는 길은 온통 흙바람이 인다. 벌겋고 누런 흙집, 흙바람, 끝도 없는 사막∙∙∙. 온통 흙을 끼얹기라도 한 듯 보이는 풍경은 이방인에게는 생경하고 신비롭지만 그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살아 온 이들에겐 곤욕이었으리라. 지중해 연안의 북아프리카, 이 지역의 토착민은 베르베르(Berber)족이다. 이들이 겪어야 했던 것은 뜨거운 흙바람만이 아니었다. 지중해 지배권을 둘러싸고 카르타고와 치른 포에니 전쟁을 시작으로 끊임없는 침략의 역사 속에서 베르베르족은 오지로 쫓겨 숨어 살기 시작했다. 사막이나 산악지대에 고립된 사회를 형성한 덕분에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고 오늘날까지 유지하고 있는 독립적인 군락도 있다. 튀지니의 마트마타 역시 그러한 곳 중 하나이다.

땅을 거대한 우물처럼 깊게 파고 인공 동굴을 만들어 방으로 사용할 공간을 복도로 연결한 요새와 같은 거대한 지하마을은 1000년에 이르는 시간 동안 발견되지 않다가 1967년 쏟아진 폭우로 인한 홍수 때 외부에 알려지게 된다. 고대와 미래를 아우르는 신비로운 분위기가 감도는 이 마을을 본 조지 루커스(George Lucas)는 이곳에서 스타워즈(Star Wars) 시리즈를 촬영해야겠다고 결심했고 루크 스카이워커가 어린 시절을 보낸 고향집으로 ‘스타워즈 에피소드 4–새로운 희망(1977)’과 ‘스타워즈 에피소드 2–클론의 습격(2002)’에 등장한다. 촬영지는 호텔 시디 드리스(HOTEL SIDI DRISS)로 개조되어 하룻밤 묵어갈 수도 있다. 외세의 침략과 태양, 흙바람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형성된 고대의 원시 집성촌이 광선검이 춤을 추는 미래 행성과도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린다.

 

 

물 위의 삶을 예찬하다

베트남, 하롱베이

 

베트남 북부는 중급 이상의 여행코스이다. 다낭과 호이안은 논외로 하더라도 호치민에 늘 밀린다. 하노이의 빛바랜 무채색 건물에 비해 호치민은 확실히 더 윤택하고 번화하며 세련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노이에 가야하는 이유에는 하롱베이가 있다. 십 수 년 전 국내 항공사 CF에 등장해 수많은 이를 매혹시켰던 그 풍경은 지금도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롱베이는 완벽한 자연의 결작이다. 하노이에서 육로로 4시간을 달려야 하롱베이에 도착할 수 있고, 그곳에서 다시 크루즈에 올라 바다로 나가야만 우뚝 우뚝 솟아오른 수 천 개의 기암괴석과 마주할 수 있다. 쨍하게 맑은 날에도 희뿌옇게 흐린 날에도 하늘과 바다의 경계는 언제나 모호하다. 그 경계 위에는 압도적인 존재감을 뿜어내는 경이로운 바위,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삶이 존재한다. 10개가 넘는 마을의 수상가옥에는 물고기를 잡고 해산물 양식을 하는 어부들이 산다. 똔레삽 호수나 메콩 강 유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수상가옥은 말 그대로 물 위에 지은 집이다. 해안이나 강변에 말뚝을 박고 그 위에 집을 지었다. 덥고 습한 기후에서 해충과 무더위 모두를 해결할 수 있는 구조였다. 육지에 짓는 집보다 빠르고 간편하게 지을 수 있고 이동이 가능한 선상가옥이 되기도 한다. 도태된 빈곤이 아닌 그들만의 삶의 방식이 있다. 완벽한 자연과 어우러진 물 위의 삶, 그들의 삶의 방식을 예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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