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떤 집에 살고 있나요?

자연이 만든 집, 삶을 품은 집

작성자 : 한국애드 서순정 에디터 (hkad1770@chol.com)

당신은 어떤 집에 살고 있나요?

 

 

자연이 만든 집, 삶을 품은 집

어린 시절 도화지에 그리던 집의 모습을 기억하는가. 뾰족한 지붕에 네모난 창을 내어 그리던 집을 말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인구의 과반수는 아파트에 산다. 서민을 위한 작은 평수의 임대아파트에서부터 으리으리한 고급아파트까지 그 스펙트럼이 넓긴 하지만 모두가 아파트이다. 집의 중심은 사람이고 어떻게 사느냐는 것은 철학의 근본적인 질문이다.

오랜 세월의 삶을 품은 전통 가옥을 둘러본다. 이름난 관광지라기보다 고집스러운 삶의 방식을 유지하는 세계의 집을 순례한 끝에 그 집을 만든 것이 자연이라는 결론을 얻는다. 기후, 지형, 바람, 물, 햇빛∙∙∙ 자연이 만든 집의 이야기이다.

 

 

바람이 만든 제주의 집은 나지막하다

대한민국 제주

 

온화한 기후와 돌과 바람으로 정의되는 제주의 자연환경은 아름다운 제주의 경관을 만든다. 그 중에서도 소박한 평화로움을 지난 제주의 삶을 담은 제주의 집을 만드는 것은 그 8할이 바람이다. 제주의 집은 나지막하다. 얼핏 보아도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이다. 집을 나지막하게 만드는 것은 완만한 지붕의 경사이고, 제주 집의 완만한 지붕은 제주의 오름과 조화를 이룬다. 제주는 비가 많이 내리는 지역이라 지붕의 경사가 급한 것이 유리한데 바람이 비를 이긴다. 바람이 워낙 강해 지붕의 경사를 완만하게 만든 것이다. 완만한 경사로도 뫄라 새끼줄로 단단하게 묶는다. 또한 웅장한 용마름 따위는 사치다. 강풍에 지붕이 망가지는 것을 방지하게 위해 용마름을 하지 않는다.

제주의 집에 들어서기 위해 거쳐야하는 독특한 구조로 올래와 이문간이 있다. 올래의 양쪽에 돌담을 높게 쌓고 그 안에 방풍림을 심기도 한다. 길에서 집 안을 들여다볼 수 없게 하는 기능도 있지만 바람이 집 안으로 직접 들이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도 한다. 공간이 협소해 올래는 만들기 어려운 경우에는 이문간을 두었다. 바람이 강한 해안에서는 이례적으로 이문간이라는 대문을 만든다. 제주만큼 바람이 많은 오키나와의 집에는 ‘힌뿐’이라는 구조가 있다. 힌뿐은 대문이 없는 오키나와의 집 안마당 한가운데 세워진 담으로 이 역시 바람을 막아주는 구조인 셈이다. 바다 건너 다른 나라에서 발견되는 비슷한 형태의 집은 바람이라는 공통의 환경이 만들어낸 것이다. 바람이 만든 삶, 바람이 만든 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