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 평생 경험해가는 행동 변화의 과정]

맘스코리아

작성자 : 맘스코리아 (atatop@naver.com)

소설 향수의 주인공 장 밥티스트 그레뇰은 향수제조업자다. 시장 좌판에서 생선을 파는 어미의 축복받지 못한 자녀였던 그는 생선 내장더미 속에 유기된다. 그레뇰은 죽음을 피해 겨우 살아남긴 했지만, 그 과정에서 운동 기능을 관장하는 뇌 영역 손상을 입었다. 이후 다양한 자극과 제대로 된 영양을 제대로 공급을 받지 못했던 그는 지능 발달이 지체되어 오늘날 같으면 학습장애라는 진단을 받을 만한 처지였다.

 

하지만 그레뇰은 일찌감치 다양한 향과 냄새에 민감한 자신의 재능이 생존에 유리함을 제공할 것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혹독한 훈련과 꾸준한 실습을 거듭한 결과, 그는 자신을 숭배하게도 만들며, 원하는 사람의 사랑을 쟁취할 수도 있게 만드는 향을 마음껏 제조하는 경지에 이르게 된다. 그레뇰은 엄격한 훈련 속으로 자신을 던져 넣어 마침내 최고의 조향사가 되어 사람의 마음을 마음대로 조종하는 전설적인 인물이 되었다.

 

위키디피아는 직간접적 경험이나 훈련에 의해 지속적으로 지각하고, 인지하며, 변화시키는 행동 변화라고 학습을 정의하고 있다. 소설 속의 그레뇰은 자신의 재능을 지각하고 인지하여 지속적인 훈련을 통해 마침내 초보자에서 전문가로 행동 변화를 이루어냈다. 작가 쥐스킨트의 의도한 바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레뇰은 학습의 정의에 충실한 전형적인 행동의 변화를 보여준 인물로 그려졌다. 정상 지능에서 상당히 벗어난 그레뇰 같은 사람이 전문가의 지도와 스스로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한 분야의 전문성을 획득하는 것이 현실적으로도 가능한 일임을 짐작할 수 있다.

 

장 밥티스트 그레뇰 같은 사람이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었던 데는 어쨌거나 그에게 적절한 스승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것도, 꿈도 없이 그저 공부하는 기계로 전락한 아이들 혹은 아이돌 스타가 되고 싶어 연습벌레를 자처하는 아이들은 과연 진정한 스승을 만날 수 있을 것인가?

 

누가 뭐라 해도 대한민국 부모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자녀 교육일 것이다. 대한민국 전체가 긴장하고, 비행기 이착륙 시간마저 통제하는 국가적인 대사인 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어린 자녀를 둔 엄마들에게도 자녀의 학습 문제는 남의 얘기가 아니다. 자녀의 성적을 올리기 위한 부모들의 노력은 눈물겨웠지만 성적 향상 프로젝트는 만만치가 않다. 어쩌면 해결해야 할 문제는 너무도 명백하지만 언제, 무엇을,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기란 그리 만만한 게 아닐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시작은 학습이란 성적만의 변화가 아니라 평생 경험해가는 행동 변화의 과정이다라고 재정의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김지애 소장

대구 마음과마음정신건강의학과 부속 WIN 학습 클리닉센터 소장이며, 실험 및 인지 심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장에서 심리 상담을 하고 있으며, 글 이해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는 인지심리학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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