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증거, 세계의 만두

작성자 : 한국애드 서순정 에디터 (hkad1770@chol.com)

우리나라의 만두

우리나라의 만두는 개성이북이 원조이다. 떡국에 만두를 넣어먹는 것도 경기도와 충청도 정도까지만 익숙한 풍경으로, 남부지방에서는 명절에도 만두는 빚는 풍습이 그리 보편화되지 않았었다. 따뜻한 남쪽에선 밀농사가 잘되지 않았던 탓이다. 그랬던 것 치고는 피나 소의 재료와 모양에 따라 꽤 다양한 형태의 만두가 전해져오고 있다. 밀만두, 메밀만두를 비롯해 생선살로 감싼 어만두, 동아껍질로 만드는 동아만두, 천엽만두, 배춧잎으로 만드는 숭채만두로, 빚은 모양에 따라 네모진 편수, 해삼 모양의 규아상, 골무처럼 작게 빚은 골무만두, 석류 모양을 딴 석류만두, 그리고 만두피 없이 소를 밀가루에 굴려서 만든 굴림만두, 작게 빚은 만두를 커다란 만두피로 감싸는 대만두와 같은 형태도 있었다. 밀농사가 북쪽에 제한적이었던 것처럼 만두의 보관에 있어서도 남쪽은 불리해서, 따뜻한 남쪽에선 돼지고기나 두부가 속 재료로 들어가는 만두는 쉽게 상하는 음식이었다. 이에 특별히 여름철에는 애호박이나 오이, 소고기를 주재료로 넣고 빚는 편수와 규아상을 만들어 먹었다. 편수와 규아상은 쉬이 상하지 않는 속 재료를 넣어 차게 먹는 여름철 만두로 선조들의 지혜가 돋보이는 만두이다.

 

중국의 딤섬

‘딤섬(點心)’. 사실 딤섬은 만두의 종류를 지칭하는 말이 아니다. 마음에 점을 찍듯 가볍게 먹는 음식이라는 의미로, 우리나라의 점심과 같은 말이다. 홍콩을 비롯한 광둥 지방에서는 이 딤섬을 ‘얌차(飮茶)’라고 하여, 차를 곁들여 먹었고, 이 때 주 메뉴가 되었던 것이 다양한 종류의 만두인데, 이제는 딤섬이 그 만두를 지칭하는 말로 혼용되고 있다. 탐구하듯 고른 다양한 딤섬들은 따뜻한 쟈스민 티와 살짝 데친 초이삼(채심, 중국에서 즐겨먹는 채소)을 반드시 곁들여 먹도록!

 

터키의 만티

동서양 문화의 접점이 되는 터키의 만티(Manti)는 명절에 즐겨 먹는 음식이다. 명절에 다 같이 모여 만티를 빚는 것은 물론이고, 함께 모여 만티를 빚는 것 자체가 사교모임이나 여가활동이 되기도 한다. 또한 이 풍경은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하는데, 이스탄불의 번화가 탁심 거리를 걷다보면 만티를 빚는 여인들이 앉아있는 만티 가게를 쉽게 볼 수 있다. 특이한 것은 곁들여 먹는 소스이다. 요거트소스, 사워크림(sour cream), 으깬 마늘 등을 올려먹는데, 발효소스의 시큼함 덕분에 훨씬 이국적이고 건강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인도의 사모사

인도의 국민간식 ‘사모사(samosa)’는 삼각형 모양의 튀긴 만두로, ‘촐라(삶은 콩에 향신료를 넣고 졸인 소스)’를 뿌려, 중국에서처럼 차와 함께 먹는다. 사모사는 페이스트리 반죽으로 만들어 훨씬 바삭한 식감이며, 향신료의 천국인 인도답게 반죽에 ‘지라(커민)’를 넣기도 하고, 속 재료에는 고수를 섞어 넣기도 한다. 남쪽 끝에서 북쪽 끝, 힌두교도와 이슬람교도, 플렉시테리언부터 비건까지 여러 종교와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인도이기에 사모사의 속 재료도 단계별로 다양하게 갖춰져 있다.

 

폴란드의 피에로기

피에로기(pierogi)는 폴란드를 비롯한 동유럽의 여러 나라에서 즐겨 먹는 음식으로 러시아에서는 피로시키(piroschki)라고 불린다. 막강했던 몽골제국이 여러 차례 유럽을 침공하면서 남겨진 슬픈 역사가 있는 음식으로 지금도 폴란드를 여행하면 쇼팽의 도시이자 현재 수도인 바르샤바보다 옛 수도 크라쿠프에서 전통적인 피에로기를 더 쉽게 접할 수 있다. 길거리 음식에서부터 캐비어를 넣은 호텔 음식까지 스펙트럼이 넓고, 사우어크라우트(sauerkraut, 독일식 양배추 절임)를 속 재료로 넣기도 하는데, 독일이나 러시아 못지않은 애주가의 나라인 만큼 폴란드의 피에로기는 술과 함께 먹어도 좋을 탐나는 안주이다.

 

베트남의 짜조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짜조(chả giò)라는 이름은 베트남 남부에서 부르는 것으로, 다진 돼지고기 소시지를 뜻하는 남부지방의 사투리 같은 것이다. 밀가루 반죽 없이 물에 적신 반짱(bánh tráng, 라이스페이퍼)에 속 재료를 올리고 감싸듯 말아 튀겨내는 것이 특징이다. 튀기지 않고 그대로 먹는 프레쉬롤은 고이꾸온(gỏi cuốn)이라는 다른 이름이 있다. 주로 쌀국수 등에 곁들여 먹는데 분짜나 본보싸오와 함께 먹는 궁합이 매우 좋다. 자칫 느끼할 수 있는 짜조는 베트남 피쉬소스인 느억맘에 매콤한 고추를 총총 썰어 올리고, 레몬즙을 살짝 곁들여 찍어 먹는다.